'아르고폰 앨범/살다보면...'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10.05.04 삭막한 학교 13
  2. 2010.02.06 외로운 곰(인형)들
  3. 2010.01.15 "박물관은 살아있다"가 현실이 된다면... 3
  4. 2010.01.15 퇴근무렵의 포장마차 2
  5. 2010.01.13 음악사에 들러본 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2
  6. 2009.10.08 영등포 땅값의 구세주 - 타임 스퀘어 6
  7. 2009.10.07 버거킹에서는 무조건 "All Extra" 2
  8. 2009.07.28 돈 안 드는 피서법 - 포도몰 2
  9. 2009.06.26 여름, 저녁 8시 퇴근길의 푸른 하늘
  10. 2009.06.07 누구? 1

삭막한 학교


작년의 어느 주말, 볼 일이 있어서 잠깐 신림의 한 중학교에 갔던 적이 있다.
내가 학교를 다녔던 때랑 한 치의 다름도 없는, 지극히 평범한 흰색 사각 콘크리트로 된 학교건물이었는데
막상 안에 들어가서 어슬렁거리다보니 학생 때는 잘 몰랐던 삭막함이 느껴졌다.











철창, 철조망, 통제, 금지...
한창 다양한 생각을 해볼 법한 중학생들에겐 별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지만, 옛날이나 지금이나 우리나라 학생들에겐 참 정겨운(?)
단어인 거 같다. 같은 말이라도 좀 더 부드럽게 표현하면 안 될까? 내가 너무 빨갱이 전교조스러운 발상을 하는 건가?

그런데 옛날에도 참 궁금했던 건데, 왜 선생들은 어쩌다가 학생들이 직원화장실을 쓰는 걸 죽도록 싫어하고, 쓰다가 걸리면
죽도록 팼을까?


외로운 곰(인형)들


밤공기가 제법 찼던 얼마 전, 신림동 녹두거리의 오락실에 잠깐 들어갔다가 나오는 길에 인형뽑기 기계 안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곰인형을 봤다. 추위나 외로움 같을 걸 느낄 리가 없는 인형이지만 기분 탓인지, 자꾸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오른쪽 발바닥에 낙인이 찍혀 있는 책곰이



"박물관은 살아있다"가 현실이 된다면...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며 일본으로부터 백성들을 구하려다가 돌아가신 분의 동상이,
백성들을 일본에게 바치려던
거대 신문기업을 쳐다 보고 있네.




퇴근무렵의 포장마차


퇴근 무렵의 밤바람이 차면 찰수록, 김이 모락모락 새어 나오는 포장마차에서 먹는 따뜻한 국물과 떡볶이가 더 생각난다.  
역시 튀김은 오징어, 그리고 두부가 푸짐하게 들어 간 고추튀김으로... 



음악사에 들러본 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이젠 음악도 인터넷으로 앨범을 주문하거나 다운 받아서 듣는 시대가 되었으니 음악사라는 업종도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고 얼마나 오래 버틸 지 모르겠다. 

그래도 내가 가끔 청주집에 내려갈 때 그 앞을 지나치게 되는, 청주대학교 옆에 있는 청주음악사는 내가 국민학교
다닐 때부터
이 자리를 지켜왔으니 적어도 30년 가까이 되는 역사를 자랑하는 셈이다. 음악사라는 업종의 특성 상,
엄청난 대박 아이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수입이 줄어들 수 밖에 없었을텐데 그 옛날, 양쪽에
자리잡고 있던 '고봉 오락실'과
'아모레 화장품' 가게가 업종이 바뀌고 바뀌어 전혀 다른 모습의 가게들로 변한 지금까지도
이 음악사는 입구에 걸린 가수들의
포스터만 바뀌었을 뿐, 변한 거 하나 없이 지금까지 남아서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을
지켜주고 있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다.





딱 봐도 이미 판매용이 아님을 알 수 있는 삼성 '마이마이' 카세트. 오히려 지금은 더 비싼 값에 팔 수 있으려나? 원래 가격이
지워져 있으니까 괜히 더 궁금해진다. 설마 횟집의 도미회처럼 '시가'는 아니겠지. 80년대 향수가 물씬 풍긴다.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카세트는 무조건 리모컨과 액정이 달린 소니 워크맨, 아이와, 파나소닉이었고,
삼성 마이마이나 금성의 아하는 쳐 주지도 않았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소니가 삼성을 못 따라잡아서 안절부절인 시대가 되었다.
카세트 하나에서도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아무튼 이 가게는 될 수 있는 한, 좀 더 오래 이 자리에 남아주면 좋겠다.
혹시 인터넷보다 몇 천원 더 비싸더라도 다음에 이 앞을 지나갈 땐 약 30년 만에 처음으로 CD 한 장이라도 살 것이다.



영등포 땅값의 구세주 - 타임 스퀘어



지난 달 중순에 타임스퀘어의 영업시간이 끝나갈 무렵에 우연히 그 앞을 지나가다가 호기심에 잠깐 들렀는데,
정문에 도도한 느낌으로 입점해 있는 루이뷔통 매장의 멋들어진 디스플레이가, 명품에 별로 관심없는 나도 한참 구경하게
만들었다. 반경 1km이내에 노숙자들의 사랑방 같은 영등포역과 사창가가 있는 부지에 이런 부조화스러움은 또 뭔가.




"배산임수, 좌청룡&우백호"어쩌고 하는 풍수지리가 아닌, 에스컬레이터의 흐름을 끼고
좌퐈니&우뷔통의 명품수지리설을 보여 주고 있다.




내가 여태까지 직접 가 본 곳 중에서 규모나 조명 등은 가장 휘황찬란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20대 때 이런 데 왔다면,
그저 멋지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겠지만, 지금은 내가 낼 것도 아닌 임대료와 관리비가 신경이 쓰인다.




문 닫을 시간이 거의 다 돼서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하긴 워낙 넓어서 웬만큼 사람들이 돌아다녀도 복잡하다는 느낌은
안 들 거 같았다.




보이는가? 청소부 아줌마들의 피와 땀이...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얼핏 보면, 쇼핑몰 보다는 오토쇼 등의 전시장 같은 느낌도 들었다.




잠깐 화장실에 들렀더니, 이렇게 영화 "2001스페이스 오딧세이"의 한 장면 같은 느낌의 입구가 나왔다.




볼 일을 보고 있으면 왠지, 어디선가 "오늘 xx님의 혈당치는 xx입니다" 같은 컴퓨터 음성이 들려올 거 같은 느낌이다.
이 건물은 사람 많은 주말 낮에 다시 온다면 또 어떤 느낌일까.





버거킹에서는 무조건 "All Extra"



버거킹에서 어떤 버거를 주문하든 "All Extra로 주세요!"라고 한마디만 하면, 군말&추가요금 없이 채소를 기존의
2배 가까이 넣어준다. 광고사진과 거의 비슷하게 나오는 버거를 먹을 수 있다.

올해부터는 올 엑스트라로 주문하면, 400원의 추가요금을 받는다고 한다. 흠...



돈 안 드는 피서법 - 포도몰


<처음 써 본 아르고폰의 파노라마 촬영 기능, 파노라마 촬영은 매 번 신기하다>

더운 여름엔 밖에 나가봤자 생돈만 나가고 고생이라는 말도 있는데, 잘 찾아보면 대형 쇼핑몰만큼 시원하고, 시간 잘 가고,
돈 안 드는 곳도 없는 거 같다. 너무 더웠던 일요일, 일단 무조건 집에서 가까운 포도몰에 갔다.
유난히 햇볕이 강한 여름날씨라 바깥에서 사진찍기가 힘들었다.



 
규모가 규모인지라 입점 해 있는 브랜드도 많고... 하지만 오늘은 옷 사러 온 게 아니라 피서가 목적이니까
일단 정문으로 들어갔다.




1층 정문으로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유니클로 매장, 일본에서는 저가 브랜드라는 이미지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떨지?






아이디어도 좋고, 보기에도 화려해서 좋은데 만든 사람은 얼마나 고생했을까...

사진을 찍고나서 지하 1층의 화장품 매장으로 내려가서 바이크 탈 것을 대비해 TESTER 딱지가 붙어있는
프랑스제 자외선 차단 크림을 온 몸에 발랐다. 그 비싼 버트비 립밥도 발라보고...
물론, 다 공짜였지만 왠지 좀 미안해서 나중에 로션이라도 하나 사기로 했다.




지하 2층엔 반디앤루니스 서점이 있는데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어서 편하게 책을 볼 수 있도록 배려를 해 놓았다.
생각해보니 고딩 때만 해도 서점에 한 번 들어가면 최소 1시간, 보통 2시간씩 있다가 나와도 지루한 줄 몰랐었는데
요즘은 서점에서 책을 사 보거나, 오랫동안 여유있게 책을 읽은 기억이 없네...

음반, 책, 옷들은 아무래도 인터넷에서 사는 게 좀 더 싸겠지만, 가끔은 일부러 오프라인 매장에 들러서 사기도 한다.
빵빵한 에어컨, 화장실, 식수, 화장품, 책, 음반 등의 편의를 공짜로 제공해 준 고마움의 표시로 내는 입장료랄까,
내 추억의 장소들이 인터넷에 밀려서 점점 입지가 좁아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랄까...







여름, 저녁 8시 퇴근길의 푸른 하늘


오후 8시 정각, 좀 늦은 시간에 퇴근을 했다. 약간 선선한 바람, 여긴 비록 서울이지만 퇴근길의 공기 만큼은
전라도 지리산의 공기보다도 더 상쾌한 느낌이다. 휘톤치드마저 느껴지는 거 같다.
맑은 하늘을 보면 기분도 언제나 좋아진다.




파란 하늘과 저녁 노을이 막 교대 할 무렵, 파스텔풍 하늘색에 얼핏, 성처럼 보이는 아파트와 교회의 실루엣




3년 전 여기 처음 왔을 때부터 이미 이 곳은 그 옛날 '가리봉'의 촌스러운 이미지는 완전히 벗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끝난 게 아니라는 듯이 더 크고, 더 넓은 건물들이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두개씩 더 생기고 있다.
처음 사진을 찍었을 때보다 30분이 흐른 뒤라서 하늘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가로등은 더 밝아졌다.




평일엔 참 휘황찬란한 건물이지만, 근처 직장인들을 보고 만든 건물이라 주말만 되면 시장주의 원칙에 따라
어둠의 성으로 변한다.




스타벅스 앞의 분수대, 저녁 8시 반에 뜬금없는 분수질을 몇 번 해대더니 금방 픽 하고 꺼졌다.
결국 이 날 저녁은 또 편의점에서...






누구?




잡지를 보다가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이준기 사진이 나오길래 아르고폰의 접사 테스트도 해볼 겸 해서 찍어봤다.
이 정도면 휴대폰 카메라 치고 잘 나온 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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