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09.08.21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6) - 육쌈냉면 2
  2. 2009.07.30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5) - 우동촌 3
  3. 2009.07.23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4) - 순대볶음 5
  4. 2009.07.23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3) - 쌀국수 10
  5. 2009.07.21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2) - 허수아비 돈까스 7
  6. 2009.07.21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1) - 커피, 모카번, 크로와상 6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6) - 육쌈냉면

요즘, 웬만한 전문점에선 냉면 한 그릇 값만 해도 보통 5,000원은 넘게 받는데, 4,500원에 냉면과 돼지갈비
둘 다 먹을 수 있다면 나처럼 냉면 좋아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한번쯤은 가보고야 말겠지. 역시나 우리나라엔
나 같은 사람들이 많은지, 육쌈냉면이 벌써 21번째의 지점을 냈다. 이젠 신림은 물론이고 서울과 경기지방의 웬만한 곳에서
다 똑같은 가격으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라는 제목이 좀 빛이 바랜 느낌이지만 어쨌든 신림이
본점이기 때문에 이 글은 신림동 시리즈에 넣기로 했다.



처음 갔던 날은 마침, 냉면 먹기 좋은 무더운 주말에다 점심시간이었기 때문에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냉면을 줄 서서 먹는 경험은 을밀대 이후로 처음이었다. 좀 놀라웠던 건 내 앞 줄도 제법 긴 편이었는데도 기다리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 5~10분 기다리니까 2층으로 안내를 받았다. 옛날에 홍대의 하카타분코에서 라면 한 그릇 먹으려고
1시간 가까이 기다렸던 생각이 났다. 그 때는 내가 미쳤지...




자리에 앉자마자 벽에 붙은 메뉴판을 봤다. 고민할 거 없다. 둘이 왔으면 그냥 무조건 육쌈 2개인거다. 원래 난 95%의 확률로
무조건 물냉면을 시키지만 왠지 이 날은 잠시, 비빔냉면을 먹을 지 5초 동안 고민하고 물냉면을 시켰다.
냉면육수는 자기가 먹고 싶은 만큼 얼마든지 갖다 마실 수 있어서 좋았다.




난 지금까지 냉면이 패스트푸드라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했었는데, 냉면 두그릇을 주문하고 뜨거운 육수 한 컵을 후후 불며
미처 다 마시기도 전에 냉면과 고기가 나왔다. 물냉면의 맛 자체는 예상했던대로, 엄청 맛있는 정도는 아니고 아주 무난했다.
테이블 위의 주전자에는 물냉면 국물이 항상 가득 차 있으니까 비빔냉면을 시켜서 반은 비빔냉면으로 먹다가
 시원한 물냉면 국물을 붓고 물냉면으로 변신시켜서 먹는 방법도 좋겠다. 그런데 왜, 중국집에는 짬짜면이 있는데
냉면집에는 아직도 물비냉면이 없나! 이것도 나름대로 대박의 조짐이 보이는 아이템인데...




냉면과 세트로 나온 돼지갈비도 예상했던대로 크게 대단한 맛은 아니었고, 먹고나니 아쉬워서 한 접시 더 시킬 정도의
수준이랄까. 음식점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인 맛, 인테리어, 친절도가 말 그대로 무난한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난한 정도면 별 게 아닐까? 난 요즘 "그냥 평범하게 남들 사는만큼 살고 싶다"이 게 얼마나 이루기 어려운 일인지 
종종 느낀다. 큰 불만없이 싼 값에 잘 먹고 나왔다는 기분이 들게 한다는 것은 전혀 기본이 안 돼 있는 음식점들이 
수두룩한 마당에, 평범하고 무난한 게 아니고 이 집이 갖고 있는 경쟁력이겠지.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5) - 우동촌



<신림9동 치안센터(파출소) 정문을 등지고, 바로 앞에 있는 골목을 조금만 올라가면 왼쪽에 바로 보임>

지난번에는 허수아비 돈까스에 대한 글을 올렸었는데, 이번에는 거기보다 값은 조금 더 비싸지만
여전히 다른 지역의 돈까스 전문점에 비하면 싸고, 사람들도 많이 찾는 우동촌이라는 곳이 있다고 해서 한 번 갔다왔다.
이름은 우동촌인데 간판메뉴는 돈까스다.




내부 느낌은 이 정도인데, 얼핏 보면 좁아 보이지만 창가 뒷쪽으로도 공간이 따로 마련 돼 있고, 그냥 딱 아담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튼 녹두거리의 메인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았다.




일단 자리를 잡고 이 집에서 가장 싸고 무난한 5,500원 짜리 T본 돈까스를 시켰더니 먼저 조그만 그릇에 참치죽을 담아서 내왔다.
어차피 애피타이저라 양이 좀 적은데, 더 달라고 하면 더 준다고 한다.




죽을 다 먹고 좀 지나니까 T본 돈까스가 금방 나왔다. T본 스테이크처럼 돈까스 가운데에 뼈가 붙어있는 건 아니고,
한 접시에 등심, 양심을 튀겨서 내오는 형식인데 여태까지 내가 먹어 본 어떤 돈까스보다도 고기가 두툼했다.
얼마나 두툼하냐면...




튀김옷을 뺀 고기 두께만 최소 2cm는 넘는 거 같았다. 겉의 튀김가루도 과자 '웨하스' 부스러기마냥 유난히 바삭바삭 한 게
인상적이었고 대부분의 돈까스 전문점의 소스는 중국집의 짜장소스처럼 굉장히 표준화 된 맛인데,
여기는 직접 개발한 소스를 쓰고 있었다. 그 소스 재료는... 모르겠다. 난 절대미각이 아니니까.




돈까스를 다 먹고 나니까 직접 만든 양갱이랑 자스민차를 디저트로 갖다줬는데 그리 달지 않은 차가운 맛이 입 안을 깔끔하게
마무리 해줬다. 생각해보니 신림에서 디저트 나오는 식당에 들른 게 처음이었네.

 
허수아비 돈까스와 우동촌은 둘 다, 주 메뉴로 삼고 있는 돈까스가 인기가 많다는 점에서 서로 비교를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는데, 맛은 워낙 주관적인 거고 1,500원의 값 차이에서 생기는 장단점도 분명히 있으니까 어디가 더 좋다!
이렇게 쉽게 말 할 수는 없을 거 같다. 게다가 우동촌은 T본 돈까스 외의 다른 메뉴들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내가 아직 먹어보지 못했으니까.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점은
"돈 값을 한다."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4) - 순대볶음




<티스토리 블로그 최초의 철판순대볶음 롱테이크샷! 신림동 올로케이숑! 
영화 올드보이, 히트의 롱테이크샷 못지 않게 이 장면도 찍기 힘들었다.
혼자서 아무 말 없이 몇 분 동안 이러고 있는 건 보통 쪽팔린 게 아니거든...>


'종로곱창' 앞을 지나다닐 때마다 수 없이 보던 장면.
원래 순복음은 안 좋아하지만 순대볶음은 너무 좋아해서 먹고는 싶었지만 혼자 먹기엔 애매하고,
웬지 소주도 같이 사야 될 거 같고...
이런 저런 이유로 1년 넘게 가게 앞을 지나치기만 하다가 저저번 주에 여친이 갑자기
먹고 싶다고 하길래, 마침 잘 됐다 싶어서 냉큼 포장주문을 했다.

밤에 순대볶음을 먹기엔 매우 적절치 않은 장소였지만, 가까운 신성초등학교 운동장 구석에 자리를 잡고
카프리 1병과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순대볶음을 먹었다. 물론, 나는 금주중이라
카프리는 눈으로만 마셨다...

매콤하고 쫄깃한 순대와 같이 씹히는 아삭한 양배추, 깻잎의 향... 맛있었다.
뭔가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그 가게에 왜 항상 손님들이 많은 지 납득이 가는 맛.

그런데 분명히 1인분을 시켰는데 둘이서 아무리 먹어도 양은 좀처럼 줄지 않아서
우리 둘 다 미리 저녁을 먹고 온 걸 후회했다. 셋이서 먹으면 딱 적당할 양이었다.

1인분 기준으로 순대볶음 6,000원, 돼지곱창볶음 6,000원, 순대+돼지곱창볶음 6,000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3) - 쌀국수



<원쿡의 양지 쌀국수, Regular 사이즈>

쌀국수는 베트남이나 태국에 가면 아주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는 서민음식이라는데
왜 우리나라에선 터무니 없이 비싼 값에 팔릴까? 유명 체인점에선 최소 7~8,000원에 파는데
다행히, 신림 녹두거리에선 5,000원만 내도 제대로 된 쌀국수를 먹을 수 있다. 
그 때문인지 신림 녹두거리엔 포호아, 포베이, 호아빈 등 전문 체인점은 거의 볼 수 없고
대신에 포36거리, 원쿡, 하노이의 별 등 세 군데의 독자적인 쌀국수 전문점이 장악하고 있는데,
가격이나 음식의 퀄리티 자체는 별 차이가 없는 거 같고, 국물(향신료)의 진한 정도 및 양은 포36거리>하노이의 별>원쿡 순이니
각자 취향대로 가 보면 좋을 거 같다. 나는 처음 몇 달 동안은 진한 향신료 맛의 국물 때문에 포36거리만 갔었는데,
올해부터는 담백한 국물맛으로 취향이 바뀌어서 원쿡만 가고 있다.




포베이에서 매운 해산물 쌀국수를 시키면 국물에 고추기름이 살짝 들어 가 있어서 짬뽕 비슷한 맛이 나는데,
원쿡의 매운 해산물 쌀국수는 기름기가 거의 없는 깔끔한 맛이다. 5,500




갈비 뜯은 다음엔 늘 냉면으로 마무리 하듯, 언젠가부터 쌀국수 먹을 땐 이 스프링롤로 마무리를 하게 됐다.
날치알이 톡톡 씹히는 맛이 좋다. 하지만 단무지는 좀 빼주면 좋겠다. 한 접시 3,000





<보너스 사진 -  '포36거리'의 양지 쌀국수>
확실히 건더기는 여기가 훨씬 푸짐하다. 쌀국수에 넣어 먹는 고수를 좋아하고 향신료에도 거부감이 없는
'쌀국수 시식 1급 자격증' 소지자들은 포36거리를 더 좋아할 거 같다. (포36거리는 허수아비 돈까스 바로 옆집)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2) - 허수아비 돈까스



나의 베스트 프렌드 '김고문'의 소개로 알게 된 맛집. 원래 돈까스를 좋아해서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꼭 먹었었는데
가격대비 여기만큼 맛있고, 인심 푸짐한 돈까스 전문점은 여태까지 못 봤다. 등심살이 적당히 두툼해서
씹는 맛도 좋다.




양배추 잘 게 썬 것도 어른 주먹만한 크기로 담아 주는데, 밥과 양배추와 미소 된장국은 더 달라고 하면
매 번 아주 친절하게 웃으면서 듬뿍 더 담아준다.
맛은 있지만 살짝 불친절한 주인의 태도가 마치 요즘 숨겨진 맛집의 트렌드처럼 여겨지는 때에
맛도 좋고, 인심도 좋고, 가격도 싸고... 기분 좋게 한 끼를 먹고 나올 수 있는 식당이다.

등심까스는 몇 개월전에 500원 올라서 4,000원, 등심까스+우동 세트는 5,500원
원래 이 곳은 체인점인데, 다른 지역의 허수아비 돈까스는 여기보다 가격이 비싸다고 한다.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1) - 커피, 모카번, 크로와상





신림9동 녹두거리의 "카페 good"
초코 머핀 900원 + 번&아메리카노 세트 2,500원 + 번 1,400원 = 4,800
 거기에 KB카드 할인 -500원 = 4,300원 

생크림 가득 발라주는 따끈한 크로와상은 900원!

4,300원에 에어콘 빵빵한 카페에서 친구랑 둘이서 노가리도 까고, 잡지도 보고, 시원한 커피도 마시고,
직접 구운 맛있는 번도 즐기고... 신림 녹두거리 만세!

'유럽 유학 중에 맛 본 빵과 차 맛을 잊지 못해' 가로수길이나 삼청동에서 카페를 직접 차린 분들의
가게에서는 '오가닉 후르츠 스무디' 한 잔에 10,000원, '라스베리 치즈 케잌' 한 조각에 4,000원씩 받던데,
저 사진만큼 먹고 마시려면 얼마나 내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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