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빈의 키스가 이렇게 씁쓸한 맛이었나 - 맥심 티오피 더 블랙



하루에 서너 잔씩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안 되는 커피애호가도 아니지만, 어쩌다 한 번 커피를 마시게 될 때면 거의 '블랙'을
주문하게 된다. 블랙커피를 처음 마셔 봤을 때의 느낌은 맥주라는 것을 처음 마셔 본 때랑 느낌이 완전 똑같았다.

"어우... 이런 걸 뭔 맛으로 돈 주고 사 마시나"

하지만 원래, 처음엔 맛을 알기 어려운 것들이 한 번 그 맛을 알게 되면 오히려 더 푸욱 빠져버리는 법...

밤 늦게까지 일할 때, 예전 같으면 시원한 생맥주 같은 게 땡기곤 했는데, 술을 끊은 지금은 맥주보다는 쌉싸름한 뒷맛의
에스프레소 한 잔이 더 땡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씨발, 역시 커피는 설탕 반, 프림 반 넣은 자판기 커피가 최고!"를 외치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라, 그나마 시중에 나온 몇 안 되는
블랙 캔커피 종류마저도 '스위트 블랙'이라는 이름으로 백설탕을 넣고야 만 경우가 대부분이라 참 아쉬웠었는데, 
얼마 전 맥심에서 나온 에스프레소 T.O.P는 설탕이나 프림이 전혀 안 들어가 있어서 참 기특했다. 아마 이게 국내 유일의 소매점용
진짜 블랙커피인 거 같다.

등장은 참 반가웠지만, 한 캔에 1,900원이라니... 훼미리마트에서 이번 달까지 1+1 행사를 하길래 큰 맘 먹고 사왔다.

광고에서는 원빈이 신민아에게(혹은 신민아가 원빈에게) 커피맛 어쩌고 하는 수작을 걸면서 기습키스를 할 때의
달콤함이 느껴지지만, 막상 마셔보면 '현실의 쓴 맛'이 느껴진다. 그래도 나는 시럽과 생크림의 가식보다는
블랙의 솔직한 쓴 맛이 좋다. 살도 덜 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