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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26 5,500원에 쭈꾸미+고기+사리 무한제공, 무한행복 - 다록 쭈꾸미 부페 2

5,500원에 쭈꾸미+고기+사리 무한제공, 무한행복 - 다록 쭈꾸미 부페

요즘 계속, 싼 값에 기분 좋게 한 끼 먹고 나올 수 있는 가게들을 찾아다니다보니,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블로그가 점점
딴지관광청의 '싼맛의 달인'시리즈처럼 변해가는 거 같다. 아무튼, '기분좋은 음식점'카테고리에 남겨둘 만한 음식점들이
계속 나오면 좋겠다.



나의 절친이자 정보원인 김고문의 소개로 알게 된 '다록 쭈꾸미 부페'는 아쉽게도 내가 사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어서, 그동안 계속 벼르기만 하다가 드디어 지난 주 일요일 밤에 큰 맘 먹고 갔다. 잠깐 두리번 거리다가
자리를 잡고 앉으니,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 2인분으로 기본세팅 된 철판이 나왔다.




뷔페식이라길래 무조건 자기가 직접 갖다 먹어야 되는 줄 알았는데, 맨 처음은 이렇게 알아서 세팅을 해서 갖다주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지 절대 제외!




육수를 붓고 팔팔 끓이니까 점점 그럴싸한 쭈꾸미 전골의 모습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족: 원래는 '주꾸미'가 제대로 된
표준말이지만, 짜장면을 자장면이라고 하면 그 맛이 안 나듯, 쭈꾸미는 쭈꾸미라고 불러줘야 제 맛!) 아무튼, 점심 먹은 지도
오래된지라, 불고기+오징어+쭈꾸미+돼지고기가 우러난 국물이 팔팔 끓는 사운드와 뽀얗게 속아오르는 김에서 냄새를 맡고 나니,
잠깐 정신이 혼미해짐을 느꼈다.




다행히, 불이 센 편이라 재료들이 금방 익었다. 쭈꾸미 한 마리를 집어 낼름 씹었는데, 이 쫄깃쫄깃한 맛은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구나! 샤브샤브에 들어가는 고기처럼 얇게 썬 소고기와 불고기도 아주 연해서 입에 착착 감겼다.
가장 궁금하고 우려했던 부분인 쭈꾸미 양념소스도 그럭저럭 먹을만해서 안심했다.




맛난 음식을 발견했을 때 흔히들 외치는 거, olleh? 아니지, "아줌마, 여기 참이슬 하나요!" 하지만 난 술 끊은 지 1년 반이
지났기 때문에, 이슬은 같이 갔던 여자친구만 마시고 나는 소주잔에 술 대신 물을 따라 마셨다. 처음엔 장난삼아 시작했는데
1년 넘게 이렇게 해 보니까, 나도 똑같이 술을 마시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신기한 거는 나도 똑같이 혀가 꼬이기도 한다.




아줌마가 알아서 갖고 온 1차 철판을 뚝딱 다 비우고,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반찬과 고기들을 담아오기로 했다.
마치 피자전문점의 샐러드 바처럼 생긴 곳에 가서 양은 마음껏, 대신 남기지 않을 만큼 맘대로 가져오면 된다.
워낙 싼 가격에 음식을 제공하는 곳 답게, 음식을 남기면 벌금이라는 경고가 여기저기 붙어있었는데, 벌금은 모두 불우이웃을
위한 수익금으로 쓴다고 했고, 카운터 앞 모금함에는 그동안 모은 수익금(벌금?)이 360,000원이나 들어 있어서, 먹는 내내 나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나중에 계산할 때는 진짜로 음식을 남겼나 확인하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음식 남기는 건 역시
아까운 일이니까, 이런 뷔페에서만큼은 남기지 말고 적당히 담아오는 게 좋겠다.










1인분 5,500원에 쭈꾸미, 소고기, 각종 사리 등이 무한제공 된다고 들었을 때, 예전 같으면 무조건 환성을 질렀겠지만,
'오해의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는 '소고기'라는 단어에 민감해지는 습성이 생겼다. 다행히도 여기 소고기는
국내산 육우를 쓴다고 했다. 이것마저 믿을 수 없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개인의 선택이지 뭐.










실내라서 그런지, 사진이 많이 흔들렸다. 이게 다 MB 때문이다.




새벽 3시까지 연중무휴로 장사한다는 얘기를 듣고, 밤 늦게 천천히 왔는데, 밤 11시까지로 영업시간이 줄었다고 했다.
조금만 늦게 왔어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헛걸음 할 뻔 했다. 사람이 되게 많을 줄 알았는데, 역시나 1시간 후에 문 닫는
일요일 밤이라 조금 썰렁했다. 다른 곳에선 쭈꾸미 1인분만 시켜도 보통 7천원 정도는 받는데, 여기는 1인당 5,500원에
소고기+오징어+쭈꾸미+사리+밥이 무제한 제공되고, 아줌마들도 친절하고, 누구랑 와도 무난할 실내 분위기니
평일 점심 때는 얼마나 바글바글할까...







둘이서 기분 좋게 먹고 나와서 입구도 찍었는데, 밤이라서 사진들이 영 좋지 않다. 6,500원에 쭈꾸미와 고기를 무한제공 하는
'용두동 쭈꾸미'라는 가게도 있는데, 사람들이 여기랑 많이 헷갈려 하는 거 같았다.
내가 알기로 다록은 아직 체인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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