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09.09.03 2,000원에 맛있고 간편하게 배부른 한 끼를... - 가메골 옛날 손왕만두 6
  2. 2009.08.06 세 번째 간 신촌의 이찌멘(一麵) 6
  3. 2009.08.06 갑자기 스파게티가 막 먹고 싶을 때, 응급처치용 4
  4. 2009.07.23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4) - 순대볶음 5
  5. 2009.07.23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3) - 쌀국수 10
  6. 2009.07.21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1) - 커피, 모카번, 크로와상 6
  7. 2009.06.25 맥도날드 맥모닝세트 2
  8. 2009.06.07 코스트코 - 하이롤러 연어 2
  9. 2009.06.07 마포구 을밀대 냉면 1

2,000원에 맛있고 간편하게 배부른 한 끼를... - 가메골 옛날 손왕만두


"나는 누구인가", "인간존재의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철학적 물음만큼,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우리는 매일 스스로에게 하며, 어떻게든 그 답을 찾아내려고 애를 쓰게 된다. 그 질문은 바로, "오늘은 또 뭐 먹나?"
나는 오늘  답을 하나 더 찾은 거 같다.

구로시장 입구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가게가 딱 한군데 있다. 낮에 지나 갈 때마다 늘 20명도 넘게
줄 서 있는 거 보고, 여기는 아예 포기하고 있었는데, 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가니까 기다리는 손님들이 별로 없어서
나도 줄을 서서 기다릴만 했다.




이 집의 간판에서는 "생활의 달인", "체험, 삶의 현장"에 나온 가게라고 선전하고 있었는데, 둘 다 음식맛 하고는 전혀 관련 없는
프로그램 아닌가? 아무튼 맛은 궁금하니까 한 번 먹어보기로 했다.(남대문 시장이 본점, 달인도 본점이고 여기는 구로 분점이다) 




좀 비쌀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쌌다. 만두 한 개에 400원인 셈인데 대신, 10개를 사든, 50개를 사든 에누리는 없다.
주인 아저씨 말로는, 만두가게 3곳이 각자의 자존심을 걸고 경쟁 중이기 때문에 가격을 싸게 받는다고 했다.
물론, 여기가 본점이고, 인천에 곧 내게 될 분점에서는 평균 가격인 4개에 2,000원씩 받는다고 한다.
 



여기는 가게 안에 주반만 있고 손님용 테이블이 따로 없는, 포장판매만 전문으로 하는 가게라서
아저씨 손이 쉴 틈이 없어 보었다.




이렇게 찜통에서 갓 나온 따끈따끈한 만두 한 판도 3~5분이면 동이 나 버린다.




만두 한 개 크기가 거의 내 주먹만 했다. 비주얼은 이만하면 됐고, 맛이 과연 어떨지...




만두속과 맛은 야채호빵과 거의 비슷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종종 볼 수 있는, 1인분에 1,000~2,000원짜리 공장표 만두하고는
격이 다르다. 내일 저녁도 여기에서 때우고 싶다. 만두만으로 든든한 한 끼가 될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5개를 다 먹고 나니 점점 배가 불렀다. 평소에 밥 적게 먹는 사람들은 2천 원 어치 사서 둘이서 나눠 먹어도
부족한 느낌이 안 들 거 같다.




농구시합 중간중간의 작전타임에 치어리더들이 나와서 코트를 누비듯, 만두들이 금방 다 떨어지고,
새로 빚은 만두가 찜통에 들어 가 있는 동안은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거북이, 악어, 금붕어들이 나와서
만두리더 역할을 한다.







세 번째 간 신촌의 이찌멘(一麵)


이미 많은 사람들이 여기를 다녀왔고, 나도 벌써 이번이 세 번째다. 처음 와 봤을 때의 느낌은 일본보다
더 철저한 일본식이란 느낌을 받아서 좀 낯설었는데, 몇 번 와 보니까 적응이 됐다.
우리 회사 주변에도 분점이 하나 생기면 좋겠다. 24시간 영업이라 출출하면 아무 때나 가서 맛있는 짬뽕을 먹을 수 있으니까...

여기 처음 오는 손님들 중에서 저 맛 선택 종이를 받고 옆사람 컨닝 한 사람도 분명 있겠지.
내가 생각하는 정답은 1번 표준, 2번 후리카케 공기밥, 3번 칼슘 추가다.
표준맛도 충분히 맵고, 데마끼는 마른김이 혀에 짝짝 눌러 붙고, 김치는 따로 체크를 안 해도 어차피 갖다주기 때문이다.
간단히 모의고사를 풀었으니 본고사도 풀어보자.




이게 바로 이찌멘이 벤치마킹한 오리지널 '이찌란(一蘭)'의 맛 선택표인데 옛날에 후쿠오카 놀러갔다가 이찌란에서 기념으로
한 장 가져왔다. 라면국물을 취향에 맞게 짠 맛, 달짝지근한 맛, 매운 맛, 신 맛 등으로 분류해서 각각 5단계로 선택할 수 있다.
면 위에 얹는 고명과 면의 쫄깃함도 선택할 수 있는데, 주방에서 저 많은 옵션들을 일일히 챙길 수 있다는 게 되게 신기했었다.




아무튼 이찌멘에서 아까 얘기했던 '정답'대로 답을 찍고 주방장 선생님께 제출한 다음에 가게를 다시 천천히 둘러봤다. 
처음에 왔을 때는 낙서 하나 없이 깨끗했는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이렇게 중학교 앞 분식집처럼 낙서로 뒤덮힌 꼴이 되었다.
볼펜으로 휘갈긴 거는 그나마 양반이고, 수정펜, 마카, 심지어는 칼로 긁은 자국까지 있었다.

(제발, YJ♡SH Forever, 선옥아 사랑해! ♡ 이런 것 좀 하지마! 그러다가 너네들 어차피 다 나중에 헤어져,
헤어지고 나서 무심코 라면 먹으러 또 왔다가 벽에 썼던 낙서 보고 쳐 울지 말고!
밥 먹으러 왔으면 그냥 조용히 밥만 먹고 가자.)




국물이 희멀건해서 전혀 매울 거 같지 않은데도 먹다보면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제법 맵고 얼큰하다.
원래 단무지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여기 단무지는 별로 시큼하지도 않고 쫄깃하고 달콤해서 싹싹 다 먹었다.




짬뽕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건더기가 적은 게 흠이지만 5,000원이라는 가격에 용서가 된다.
국물과 면 자체로만 따지면 일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런데 여기 처음 왔을 때 자리에 온통 칸막이가
쳐 져 있어서 테이블에서 주방이 보이지도 않고, 주방에서도 테이블이 안 보이는데도 손님들이 라면을 다 먹고 자리를 뜨면
주방에서 귀신같이 알고 그릇을 치우는 걸 보고 좀 신기해서 속으로, "손님들이 라면을 먹을 때
칸막이 틈 새로 몰래 훔쳐보나?"했었는데 이번에 그 궁금증이 풀렸다.




라면집에서 "빅 브라더"의 향기를 느끼게 될 줄이야.
은행이나 관공서가 아닌 일반 식당에서 CC카메라를 보게 돼서 한 번 놀랐고, 생각보다 무덤덤해지는 자신에게 또 한 번 놀랐다.
뭐, '(캠)신촌라면집_얼굴이쁨+몸매죽임.avi' 이런 게 돌아다닐 일은 없으니까...




갑자기 스파게티가 막 먹고 싶을 때, 응급처치용

<종이 포장 겉면에 미키마우스가 그려지 있는 아라비아따 스파게티, 아라비아따가 '화난'이란 뜻이라는데 먹다보면 은근히 맵다.>

어느 날 갑자기 스파게티가 너무 먹고 싶을 때, 그런데 돈이 별로 없거나 주변에 스파게티 전문점이 없을 땐 편의점으로 가자.
2,700원이라는 가격치고는 양이 좀 적지만 맛은 웬만한 전문점의 스파게티와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르지 않은 거 같다.

- 시중에 나와있는 즉석 스파게티의 종류 -

아라비아따 : 매운 맛
볼로네즈 : 다진 고기가 들어 감
까르보나라 : 크림 소스
뽀모도로 : '토마토'라는 뜻의 이탈리아말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4) - 순대볶음




<티스토리 블로그 최초의 철판순대볶음 롱테이크샷! 신림동 올로케이숑! 
영화 올드보이, 히트의 롱테이크샷 못지 않게 이 장면도 찍기 힘들었다.
혼자서 아무 말 없이 몇 분 동안 이러고 있는 건 보통 쪽팔린 게 아니거든...>


'종로곱창' 앞을 지나다닐 때마다 수 없이 보던 장면.
원래 순복음은 안 좋아하지만 순대볶음은 너무 좋아해서 먹고는 싶었지만 혼자 먹기엔 애매하고,
웬지 소주도 같이 사야 될 거 같고...
이런 저런 이유로 1년 넘게 가게 앞을 지나치기만 하다가 저저번 주에 여친이 갑자기
먹고 싶다고 하길래, 마침 잘 됐다 싶어서 냉큼 포장주문을 했다.

밤에 순대볶음을 먹기엔 매우 적절치 않은 장소였지만, 가까운 신성초등학교 운동장 구석에 자리를 잡고
카프리 1병과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순대볶음을 먹었다. 물론, 나는 금주중이라
카프리는 눈으로만 마셨다...

매콤하고 쫄깃한 순대와 같이 씹히는 아삭한 양배추, 깻잎의 향... 맛있었다.
뭔가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그 가게에 왜 항상 손님들이 많은 지 납득이 가는 맛.

그런데 분명히 1인분을 시켰는데 둘이서 아무리 먹어도 양은 좀처럼 줄지 않아서
우리 둘 다 미리 저녁을 먹고 온 걸 후회했다. 셋이서 먹으면 딱 적당할 양이었다.

1인분 기준으로 순대볶음 6,000원, 돼지곱창볶음 6,000원, 순대+돼지곱창볶음 6,000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3) - 쌀국수



<원쿡의 양지 쌀국수, Regular 사이즈>

쌀국수는 베트남이나 태국에 가면 아주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는 서민음식이라는데
왜 우리나라에선 터무니 없이 비싼 값에 팔릴까? 유명 체인점에선 최소 7~8,000원에 파는데
다행히, 신림 녹두거리에선 5,000원만 내도 제대로 된 쌀국수를 먹을 수 있다. 
그 때문인지 신림 녹두거리엔 포호아, 포베이, 호아빈 등 전문 체인점은 거의 볼 수 없고
대신에 포36거리, 원쿡, 하노이의 별 등 세 군데의 독자적인 쌀국수 전문점이 장악하고 있는데,
가격이나 음식의 퀄리티 자체는 별 차이가 없는 거 같고, 국물(향신료)의 진한 정도 및 양은 포36거리>하노이의 별>원쿡 순이니
각자 취향대로 가 보면 좋을 거 같다. 나는 처음 몇 달 동안은 진한 향신료 맛의 국물 때문에 포36거리만 갔었는데,
올해부터는 담백한 국물맛으로 취향이 바뀌어서 원쿡만 가고 있다.




포베이에서 매운 해산물 쌀국수를 시키면 국물에 고추기름이 살짝 들어 가 있어서 짬뽕 비슷한 맛이 나는데,
원쿡의 매운 해산물 쌀국수는 기름기가 거의 없는 깔끔한 맛이다. 5,500




갈비 뜯은 다음엔 늘 냉면으로 마무리 하듯, 언젠가부터 쌀국수 먹을 땐 이 스프링롤로 마무리를 하게 됐다.
날치알이 톡톡 씹히는 맛이 좋다. 하지만 단무지는 좀 빼주면 좋겠다. 한 접시 3,000





<보너스 사진 -  '포36거리'의 양지 쌀국수>
확실히 건더기는 여기가 훨씬 푸짐하다. 쌀국수에 넣어 먹는 고수를 좋아하고 향신료에도 거부감이 없는
'쌀국수 시식 1급 자격증' 소지자들은 포36거리를 더 좋아할 거 같다. (포36거리는 허수아비 돈까스 바로 옆집)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1) - 커피, 모카번, 크로와상





신림9동 녹두거리의 "카페 good"
초코 머핀 900원 + 번&아메리카노 세트 2,500원 + 번 1,400원 = 4,800
 거기에 KB카드 할인 -500원 = 4,300원 

생크림 가득 발라주는 따끈한 크로와상은 900원!

4,300원에 에어콘 빵빵한 카페에서 친구랑 둘이서 노가리도 까고, 잡지도 보고, 시원한 커피도 마시고,
직접 구운 맛있는 번도 즐기고... 신림 녹두거리 만세!

'유럽 유학 중에 맛 본 빵과 차 맛을 잊지 못해' 가로수길이나 삼청동에서 카페를 직접 차린 분들의
가게에서는 '오가닉 후르츠 스무디' 한 잔에 10,000원, '라스베리 치즈 케잌' 한 조각에 4,000원씩 받던데,
저 사진만큼 먹고 마시려면 얼마나 내야 되나...









맥도날드 맥모닝세트




 영화관만 조조할인이 있는 줄 알았는데 맥도날드에도 조조할인이 있더군요. 휴대폰으로 쿠폰을 다운 받아가니 2,500원에
모닝세트를 하나 먹을 수 있다길래 아침 9시에 서울에서 경기도 광명시까지 넘어가서 먹고 왔습니다.(바이크 타면 5분 거리)
베이컨 에그 맥머핀+해쉬브라운+커피 세트가 원래는 4,200원, 오전 11시까지는 3,000원, 쿠폰을 쓰면 2,500원이니 아주 좋죠.
게다가 롯데리아 같은 데는 실제 주문하고 보면, 광고사진과는 너무 다르게 나와서 매 번 실망하게 되는데, 맥머핀은 사진이랑
거의 똑같이 나와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아침잠이 많이 늘었는데 다음에 또 와서 먹을 수 있을까...

매장의 조명이 아니라, 통유리 사이로 들어 온 아침 9시의 햇빛 그대로 찍은 거라서 좀 어둡게 나왔지만 그 때의 시간을
느낄 수 있어서 좋네요.





코스트코 - 하이롤러 연어





코스트코 양평점에 가서 진짜 큰 맘 먹고 한 팩에 무려 9,900원짜리 하이롤러 연어를 샀다.
입에서 살살 녹는 다는 표현말고 정확한 표현이 또 있을까. 원래 연어를 무지 좋아하기도 하지만
한 입 베어 먹었을 때 입에서 느껴지는 연어의 향과 치즈의 느낌이 좋다. 신선한 겉모습을 배신하지 않는 맛.
(노르웨이산 연어라고 써 있는데 뭐 솔직히 내가 뭐 아나...)

양도 제법 많으니까 두 끼는 해결 할 수 있는데다
편의점의 삼각김밥도 한 개 700원~1,000원이니까 연어롤이 개당 990원이면 상대적으로 비싼 편도 아니네.
앞으로도 몇 번 더 사 먹게 될 거 같다.








마포구 을밀대 냉면




처음 맛 볼 땐 조금 심심하게 느껴지는 맛, 그 때문에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엄청나게 갈리는 집.
각종 화학조미료와 빨간 다대기가 잔뜩 들어 간 냉면 맛에 길들여져 있는 사람들에겐 좀 당황스러울 거 같다.
그러나 이 집 냉면을 먹을 때 식초와 겨자를 넣는다는 건 마치, 초컬릿을 설탕에 찍어 먹는 격이다.

직접 뽑아서 쓰는 쫄깃한 메밀면과 시원한 육수는 여름의 마약같다.
그 때문인지 여기는 항상 가게 앞에 나 같은 중독자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메뉴판에는 사리추가 3천원이라고 써 있지만 주문할 때 "양 많이요!"를 외치면 
따로 돈을 더 받지 않고도 거의 2인분이 나오는 점도 너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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