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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원에 맛있고 간편하게 배부른 한 끼를... - 가메골 옛날 손왕만두


"나는 누구인가", "인간존재의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철학적 물음만큼,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우리는 매일 스스로에게 하며, 어떻게든 그 답을 찾아내려고 애를 쓰게 된다. 그 질문은 바로, "오늘은 또 뭐 먹나?"
나는 오늘  답을 하나 더 찾은 거 같다.

구로시장 입구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가게가 딱 한군데 있다. 낮에 지나 갈 때마다 늘 20명도 넘게
줄 서 있는 거 보고, 여기는 아예 포기하고 있었는데, 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가니까 기다리는 손님들이 별로 없어서
나도 줄을 서서 기다릴만 했다.




이 집의 간판에서는 "생활의 달인", "체험, 삶의 현장"에 나온 가게라고 선전하고 있었는데, 둘 다 음식맛 하고는 전혀 관련 없는
프로그램 아닌가? 아무튼 맛은 궁금하니까 한 번 먹어보기로 했다.(남대문 시장이 본점, 달인도 본점이고 여기는 구로 분점이다) 




좀 비쌀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쌌다. 만두 한 개에 400원인 셈인데 대신, 10개를 사든, 50개를 사든 에누리는 없다.
주인 아저씨 말로는, 만두가게 3곳이 각자의 자존심을 걸고 경쟁 중이기 때문에 가격을 싸게 받는다고 했다.
물론, 여기가 본점이고, 인천에 곧 내게 될 분점에서는 평균 가격인 4개에 2,000원씩 받는다고 한다.
 



여기는 가게 안에 주반만 있고 손님용 테이블이 따로 없는, 포장판매만 전문으로 하는 가게라서
아저씨 손이 쉴 틈이 없어 보었다.




이렇게 찜통에서 갓 나온 따끈따끈한 만두 한 판도 3~5분이면 동이 나 버린다.




만두 한 개 크기가 거의 내 주먹만 했다. 비주얼은 이만하면 됐고, 맛이 과연 어떨지...




만두속과 맛은 야채호빵과 거의 비슷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종종 볼 수 있는, 1인분에 1,000~2,000원짜리 공장표 만두하고는
격이 다르다. 내일 저녁도 여기에서 때우고 싶다. 만두만으로 든든한 한 끼가 될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5개를 다 먹고 나니 점점 배가 불렀다. 평소에 밥 적게 먹는 사람들은 2천 원 어치 사서 둘이서 나눠 먹어도
부족한 느낌이 안 들 거 같다.




농구시합 중간중간의 작전타임에 치어리더들이 나와서 코트를 누비듯, 만두들이 금방 다 떨어지고,
새로 빚은 만두가 찜통에 들어 가 있는 동안은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거북이, 악어, 금붕어들이 나와서
만두리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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