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고폰 앨범/기분 좋은 음식점'에 해당되는 글 16건

  1. 2009.07.27 노량진 - 람보분식 10
  2. 2009.07.23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4) - 순대볶음 5
  3. 2009.07.23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3) - 쌀국수 10
  4. 2009.07.21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2) - 허수아비 돈까스 7
  5. 2009.07.21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1) - 커피, 모카번, 크로와상 6
  6. 2009.06.07 마포구 을밀대 냉면 1

노량진 - 람보분식



지난 일요일, 오랜만에 노량진에 갔는데 햇볕도 강하고 너무 더웠다. 이 더위에도 노량진역 앞 육교 아래엔
포장마차들이 늘어 서 있는 걸 본 순간, 속으로 "이 더위에 팥빙수도 아니고 뜨거운 떡볶이랑 튀김이 팔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왠 걸... 어느 포장마차나 두 세 명씩은 손님들이 있었다.
용산 경찰서 앞을 지나가다가 갑자기 같이 갔던 여자친구도 떡볶이 같은 게 먹고 싶다길래
마침 바로 앞에 있는 포장마차로 갔다.

떡볶이+튀김(3개)+순대 = 모듬1인분 3,000원을 시켰는데 막상 먹다보니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떡볶이가 맛있게 느껴졌다.
둘이서 1인분만 시켜먹었는데도 둘 다 배부를만큼 양도 많고 해서 블로그에 올려보려고 사진도 찍고, 가게 이름도 확인해봤는데
이름이 "람보분식"이네? 분식집 이름으로 되게 안 어울리는 이름이구만... 하고 무심코 주인 아저씨 팔뚝을 봤는데
딱 내 허벅지만한 굵기에, 순대를 썰 때마다 불끈 솟아오르는 힘줄, 게다가 오른쪽 팔뚝에는 수줍은 거미문신마저 새겨져 있었다.

그런데 '람보'와 '떡볶이'가 매치가 안 되는 것 처럼, 전성기의 실베스타 스탤론의 몸을 가진 주인 아저씨는
겉보기와는 달리, 굉장히 친절하고 상냥했다. 부부가 같이 일하는 거 같았는데,
같이 즐겁게 일하는 모습이 좀 부럽기도 하고...



다음에 또 노량진에 갈 기회가 있다면 한 번 들르게 될 거 같다.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4) - 순대볶음




<티스토리 블로그 최초의 철판순대볶음 롱테이크샷! 신림동 올로케이숑! 
영화 올드보이, 히트의 롱테이크샷 못지 않게 이 장면도 찍기 힘들었다.
혼자서 아무 말 없이 몇 분 동안 이러고 있는 건 보통 쪽팔린 게 아니거든...>


'종로곱창' 앞을 지나다닐 때마다 수 없이 보던 장면.
원래 순복음은 안 좋아하지만 순대볶음은 너무 좋아해서 먹고는 싶었지만 혼자 먹기엔 애매하고,
웬지 소주도 같이 사야 될 거 같고...
이런 저런 이유로 1년 넘게 가게 앞을 지나치기만 하다가 저저번 주에 여친이 갑자기
먹고 싶다고 하길래, 마침 잘 됐다 싶어서 냉큼 포장주문을 했다.

밤에 순대볶음을 먹기엔 매우 적절치 않은 장소였지만, 가까운 신성초등학교 운동장 구석에 자리를 잡고
카프리 1병과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순대볶음을 먹었다. 물론, 나는 금주중이라
카프리는 눈으로만 마셨다...

매콤하고 쫄깃한 순대와 같이 씹히는 아삭한 양배추, 깻잎의 향... 맛있었다.
뭔가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그 가게에 왜 항상 손님들이 많은 지 납득이 가는 맛.

그런데 분명히 1인분을 시켰는데 둘이서 아무리 먹어도 양은 좀처럼 줄지 않아서
우리 둘 다 미리 저녁을 먹고 온 걸 후회했다. 셋이서 먹으면 딱 적당할 양이었다.

1인분 기준으로 순대볶음 6,000원, 돼지곱창볶음 6,000원, 순대+돼지곱창볶음 6,000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3) - 쌀국수



<원쿡의 양지 쌀국수, Regular 사이즈>

쌀국수는 베트남이나 태국에 가면 아주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는 서민음식이라는데
왜 우리나라에선 터무니 없이 비싼 값에 팔릴까? 유명 체인점에선 최소 7~8,000원에 파는데
다행히, 신림 녹두거리에선 5,000원만 내도 제대로 된 쌀국수를 먹을 수 있다. 
그 때문인지 신림 녹두거리엔 포호아, 포베이, 호아빈 등 전문 체인점은 거의 볼 수 없고
대신에 포36거리, 원쿡, 하노이의 별 등 세 군데의 독자적인 쌀국수 전문점이 장악하고 있는데,
가격이나 음식의 퀄리티 자체는 별 차이가 없는 거 같고, 국물(향신료)의 진한 정도 및 양은 포36거리>하노이의 별>원쿡 순이니
각자 취향대로 가 보면 좋을 거 같다. 나는 처음 몇 달 동안은 진한 향신료 맛의 국물 때문에 포36거리만 갔었는데,
올해부터는 담백한 국물맛으로 취향이 바뀌어서 원쿡만 가고 있다.




포베이에서 매운 해산물 쌀국수를 시키면 국물에 고추기름이 살짝 들어 가 있어서 짬뽕 비슷한 맛이 나는데,
원쿡의 매운 해산물 쌀국수는 기름기가 거의 없는 깔끔한 맛이다. 5,500




갈비 뜯은 다음엔 늘 냉면으로 마무리 하듯, 언젠가부터 쌀국수 먹을 땐 이 스프링롤로 마무리를 하게 됐다.
날치알이 톡톡 씹히는 맛이 좋다. 하지만 단무지는 좀 빼주면 좋겠다. 한 접시 3,000





<보너스 사진 -  '포36거리'의 양지 쌀국수>
확실히 건더기는 여기가 훨씬 푸짐하다. 쌀국수에 넣어 먹는 고수를 좋아하고 향신료에도 거부감이 없는
'쌀국수 시식 1급 자격증' 소지자들은 포36거리를 더 좋아할 거 같다. (포36거리는 허수아비 돈까스 바로 옆집)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2) - 허수아비 돈까스



나의 베스트 프렌드 '김고문'의 소개로 알게 된 맛집. 원래 돈까스를 좋아해서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꼭 먹었었는데
가격대비 여기만큼 맛있고, 인심 푸짐한 돈까스 전문점은 여태까지 못 봤다. 등심살이 적당히 두툼해서
씹는 맛도 좋다.




양배추 잘 게 썬 것도 어른 주먹만한 크기로 담아 주는데, 밥과 양배추와 미소 된장국은 더 달라고 하면
매 번 아주 친절하게 웃으면서 듬뿍 더 담아준다.
맛은 있지만 살짝 불친절한 주인의 태도가 마치 요즘 숨겨진 맛집의 트렌드처럼 여겨지는 때에
맛도 좋고, 인심도 좋고, 가격도 싸고... 기분 좋게 한 끼를 먹고 나올 수 있는 식당이다.

등심까스는 몇 개월전에 500원 올라서 4,000원, 등심까스+우동 세트는 5,500원
원래 이 곳은 체인점인데, 다른 지역의 허수아비 돈까스는 여기보다 가격이 비싸다고 한다.








놀라운 신림동의 물가 (1) - 커피, 모카번, 크로와상





신림9동 녹두거리의 "카페 good"
초코 머핀 900원 + 번&아메리카노 세트 2,500원 + 번 1,400원 = 4,800
 거기에 KB카드 할인 -500원 = 4,300원 

생크림 가득 발라주는 따끈한 크로와상은 900원!

4,300원에 에어콘 빵빵한 카페에서 친구랑 둘이서 노가리도 까고, 잡지도 보고, 시원한 커피도 마시고,
직접 구운 맛있는 번도 즐기고... 신림 녹두거리 만세!

'유럽 유학 중에 맛 본 빵과 차 맛을 잊지 못해' 가로수길이나 삼청동에서 카페를 직접 차린 분들의
가게에서는 '오가닉 후르츠 스무디' 한 잔에 10,000원, '라스베리 치즈 케잌' 한 조각에 4,000원씩 받던데,
저 사진만큼 먹고 마시려면 얼마나 내야 되나...









마포구 을밀대 냉면




처음 맛 볼 땐 조금 심심하게 느껴지는 맛, 그 때문에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엄청나게 갈리는 집.
각종 화학조미료와 빨간 다대기가 잔뜩 들어 간 냉면 맛에 길들여져 있는 사람들에겐 좀 당황스러울 거 같다.
그러나 이 집 냉면을 먹을 때 식초와 겨자를 넣는다는 건 마치, 초컬릿을 설탕에 찍어 먹는 격이다.

직접 뽑아서 쓰는 쫄깃한 메밀면과 시원한 육수는 여름의 마약같다.
그 때문인지 여기는 항상 가게 앞에 나 같은 중독자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메뉴판에는 사리추가 3천원이라고 써 있지만 주문할 때 "양 많이요!"를 외치면 
따로 돈을 더 받지 않고도 거의 2인분이 나오는 점도 너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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